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친구가 세상의 전부였던 그 시절. 바람(Wish,2009)

by 낭만 크립토 안사부 2023. 2. 7.
반응형

영화-바람-포스터
영화 포스터

 동물의 왕국과 같은 남고를 나온 사람들에게 단연 최고의 영화라 칭송받는 영화입니다. <말죽거리 잔혹사>가 80~90년대의 이야기라면 <바람>은 2000년대 이야기로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며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최고라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영화를 보며 자신의 학창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현실감일 것입니다. 실제로 이성환 감독과 주연배우 정우는 자신의 실제 학창 시절 이야기를 영화 속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럼 친구가 세상의 전부 같았던 그 시절 이야기 <바람>의 관람 포인트들을 알아보겠습니다.

힘이 곧 권력이었고 그 힘을 동경하던 학창시절.

 남고를 나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세계는 동물의 세계와 다를 바 없는 곳이다. 학기 초 서열을 가르기 위해 서로 탐색을 하며 힘겨루기를 한다. 그곳에서 우위를 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나 자신이 싸움을 잘해 힘으로 권력을 얻는 방법, 주위에 친한 친구가 유명해 친구의 이름을 대며 권력을 등에 얻는 방법, 서클에 가입해 단체의 힘을 얻는 방법등이 있었다. 이 세계에서 힘은 곧 권력이요, 그들은 세상에서 무서울게 없어 보였다. 주인공 '짱구'는 그 모습을 동경하는 학생이었다. 그는 학기 초 불량써클 선배들의 모습이 멋져보였고 자신도 그들과 같이 되고 싶었다. 친구들과 일탈을 일삼으며 갖은 사고를 치지만 두려움 없이 행동하는 그들이 멋있게 느껴지는 시절이었다. 반 친구들이 자신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후배들이 자신에게 깍듯이 대하는 것이 멋이라 여겼었다. 그렇게 짱구는 학교에서 제일 힘이 센 써클에 들어가게 되고 자신이 동경하던 선배의 모습을 하게 된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그 과정에서의 여러 에피소드들이다. 학창 시절 서클의 조직들을 보면 어마어마하게 무섭고 영화에서처럼 멋지게 싸울 것 같지만 대부분 현실은 이와 다르다. 유명한 친구들은 이름만 대면 그쪽 세계에서는 모두 다 알기 때문에 오히려 동학년들끼리 치고받으며 싸울 일이 없다. 그냥 자기 이름만 대면 대부분의 싸움은 끝이 난다. 이 영화에서도 이 부분이 나오는데 온갖 폼을 잡고 패거리로 대치한 두 학교였지만 다 한 명이 입으로 모든 걸 끝내버린다. 그리고 너무나 의기양양하게 돌아서는 모습을 보며 피식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 그 시절 그런 게 왜 그리 멋있었는지... 그렇게 짱구는 권력을 가지게 되고, 친구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나서서 해결할 정도의 위치를 가지게 된다.

짱구의 성장이야기

 재미있는 학원물 같았지만 이 영화는 짱구라는 철없는 남학생의 성장이야기이다. 철없이 친구들과 일탈을 즐기며 노는 재미에 푹 빠져있는 짱구에게 전환점이 생긴다. 그렇게 속을 썩이더니 짱구의 아버지가 간경화에 걸린 것이다. 간경화가 뭔지도 모른 채 철없이 행동하는 그에게 아버지의 손지검이 이상하게 하나도 아프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아버지는 점점 쇠약해져 가고 힘없는 아버지의 모습이 뒤늦게나마 짱구의 눈에 들어오게 된다. 지금이라도 아버지에게 잘해드리고 싶지만 아버지의 병은 악화되고 돌아가시게 된다. 이에 짱구는 뒤늦은 후회의 눈물을 흘리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가 없다. 그동안 마냥 철없이 행동했던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고 죄송하기만 할 뿐이다. 이렇게 짱구는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게 되고, 미래를 위해 공부하게 된다. 3학년이 되어서는 더 이상 서클에 나가지 않고 공부에 매진하게 된다. 그리고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을 하며 짱구의 다사다난했던 학창 시절은 끝이 난다.

바람의 의미

 영화 제목 '바람'은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첫 번째는 짱구의 학창 시절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때는 세상에서 제일 폼나는 인생처럼 보였던 학창시절이었다. 하지만 그때 그 시절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 생각해 보면 그때 그 시절에만 가질 수 있었던 철없던 생각들이었다. 그렇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게 왔다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는 그 시절의 감성을 바람에 비유한 것 같다. 두번째로는 짱구의 후회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그동안 부모님의 속을 썩인 자신의 행동들에 반성하며 다시 그때로 되돌리고픈 짱구의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은 바람을 바람으로만 만들뿐이다. 이 영화는 자신의 학창시절을 회상하는 어른들에게도 재미있지만, 현재 짱구와 같이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도 보았으면 한다. 뭐... 짱구와 같이 그들에게 그 시절의 중요성이나, 부모님이 계실 때 잘하라는 교훈적인 이야기가 먹혀들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아쉽게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어서 짱구의 또래들은 이 영화를 보지 못하지만 선정성이나 폭력적인 장면이 없기에 한 번쯤 보기를 추천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