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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2017). 이것도 사랑!

by 낭만 크립토 안사부 2023.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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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와-엘리오
영하 포스터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루카 구이다니노 감독이 연출한 영화이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퀴어 영화임에도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이다.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다룬 예민한 주제임에도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엘리오와 올리버의 동성 간의 사랑이지만 이질감을 전혀 느끼지 못할 만큼 아름다운 연출이 있다. 둘이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알게 되고 서로 주고받는 미묘한 감정의 교류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두 번째로 아름답게 담겨 있는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도시의 풍경이 있다. 영화의 촬영지인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시골 도시 '크레마'는 이 영화를 통해 많은 관광객들의 방문을 맞이하게 된다. 그만큼 이 영화 속 영상미가 뛰어남을 알 수 있다. 세 번째로 동성연애에 대한 거부감 없는 시선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들이 하는 사랑은 평범한 17세 소년의 첫사랑 이야기로 다가온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우리는 왜 동성 간의 사랑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일까? 성별을 떠나 좋은 사람에 대한 순수한 감정이 아닐까?'란 의문과 함께 다른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 그 외에도 이 영화가 사랑받는 이유(영화 OST, 배우들의 연기 등)는 많다. 그럼, 지금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영화의 줄거리 및 다양한 정보들을 알아보자.

따분한 여름 휴가가 특별해지는 순간.

 1983년 여름,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시골마을의 작은 별장에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 엘리오 가족이 옵니다. 엘리오는 대학 교수인 아버지 밑에서 많은 사랑과 지원을 받으며 유복하게 성장한 17살 소년입니다. 뜨거운 여름 날씨만큼이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의 생활은 엘리오에게는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 속 시계같이 몸이 축축 처지다 못해 녹아내릴 듯 늘어지는 따분한 일상입니다. 그런 그에게 특별한 사람이 나타납니다. 교수인 아버지의 보조 연구원으로 별장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 24살의 활력이 넘치는 올리버입니다. 훤칠한 외모에 쾌활한 성격의 그는 마을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고 그곳의 생활에 빠르게 적응해 갑니다. 그에 비해 혼자 있는 시간을 더 좋아하고, 음악과 독서를 좋아하는 섬세한 성격의 엘리오에게 자신과 다른 면을 가진 올리버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여느 때와 같이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울통을 벗고 땀 흘리며 배구하는 모습을 홀로 지켜보는 엘리오에게 올리버가 다가옵니다. 홀로 있는 엘리오에게 몸이 안 좋은지 물으며 안마를 해줍니다. 그의 손길이 몸에 닿자 묘한 감정에 휩싸인 엘리오는 어쩔 줄 몰라하며 급하게 장소를 벗어납니다. 마치 낯선 이성의 손길에 어쩔 줄 몰라하는 사춘기 소녀의 모습과 같습니다. 이후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올리버에게 특별한 감정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역사, 음악, 철학 등 그와 함께 대화를 하는 시간이 좋습니다. 그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자꾸 시선이 그에게 향합니다. 하지만 동성에게 처음 느끼는 감정에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올리버를 만나기 전까진 그는 마르치아라는 여자친구가 있는 평범한 또래와 같았기 때문입니다. 마을 파티에 참석한 그는 다른 여자와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올리버를 보며 질투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이 단순한 애정이 아님을 알게 되고, 이런 현실을 부정하고 싶지만 그에 대한 감정은 점점 커지기만 합니다. 올리버가 없는 방에 들어가 그의 체취를 맡는다는가, 멀리서 그를 바라보는 등 그를 향한 마음이 애틋하기만 합니다. 이제 올리버와 함께하는 시간들이 그에게는 특별한 시간으로 다가옵니다. 그와 함께 나누는 대화 속에 주고받는 미묘한 감정들 속에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의 간지러움이 느껴집니다.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감정과 그를 대하는 주변의 태도

 올리버를 향한 그의 감정은 더 이상 숨길 수 없었고, 엘리오는 올리버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엘리오의 마음을 확인한 올리버는 처음엔 당황스러워 하지만 이내 그의 마음을 받아들입니다. 올리버 역시 엘리오에 대한 자신의 감정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며 그를 멀리하려고도 하였지만 사람의 감정이란 게 마음대로 생겼다 없앨 수 없는 것입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둘은 이제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성별이 같았을 뿐 여느 연인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평범하지 않는 관계이기에 더욱더 비밀스럽고 조심스러운 그들의 사랑이 감각적인 영상과 함께 아름답게 표현됩니다. 서로를 바라보며 사랑스럽게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장면은 서로에 대한 감정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장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회적 통념을 뛰어넘어 순수하게 자신의 감정에만 집중한 그들이기에 더욱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시간은 흘러 행복한 시간도 잠시, 여름휴가는 끝나갑니다. 아버지의 보조 연구원으로 온 올리버는 이제 돌아가야 합니다. 여기에서 이 영화의 특별한 점이 나타납니다. 그들의 관계를 알고 있던 엘리오의 부모님은 둘이 이별 여행을 가도록 해줍니다. 여행을 함께하며 특별한 추억을 남긴 그들은 이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기차역에서 올리버를 먼저 보낸 후, 엘리오는 이별의 슬픔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합니다. 이별의 아픔에 힘들어하는 그에게 조용히 건네는 그의 아버지의 말은 이 영화의 가장 좋았던 부분이었습니다. 그의 부모님은 그들의 관계에 대해 모두 알고 있었고, 자신의 아들이 처음 느끼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그들은 존중해 줍니다. 물론, 현실 속에서 그와 같은 부모님은 보기 힘들 수 있으나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감정에 대한 태도는 깊은 울림을 줍니다. 따뜻한 부모님의 보살핌 속에서 엘리오는 차츰 평범한 일상을 찾아갑니다.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겨울이 되었을 때 전화벨이 울리고 그는 수화기 속에서 그리운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약혼 소식을 알리기 위해 전화를 한 올리버였습니다. 여기에서도 부모님은 축하를 전하며 아들과 올리버에게 서로 이야기할 시간을 줍니다. 올리버의 결혼을 축하해 주며 서로의 안부를 받는 와중에 애틋한 감정이 오갑니다. 그들은 서로를 자신의 이름으로 부르며 아직 식지 않은 감정을 주고받으며 영화는 끝납니다.

성별의 프레임을 벗어나 주인공의 감정에 집중해 보자.

 이 영화를 보면 동성간의 사랑이야기이기 때문에 불편하거나 이질감을 느끼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그런 느낌을 전혀 받지 않아 놀라웠습니다. 아마도 영화 속에서 그들의 사랑을 남들과 다른 성별에 집중한 것이 아닌 상대에 대한 감정선을 섬세하고 감각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들의 대사 하나, 눈 빛, 손 짓 하나에 집중하면서 이 영화가 퀴어 영화라는 것을 잊게 만듭니다. 그만큼 둘의 사랑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영상미가 훌륭합니다. 17세의 사춘기 소년이 처음으로 겪게 되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이별의 아픔을 겪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잘 표현한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에 더해 그들을 받아들이는 주변인의 모습 속에서 감독의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올리버와 사랑에 빠져 자신과 이별을 한 엘리오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여자친구 마르치아와 자신의 아들과 올리버와의 관계를 알고도 이들을 오히려 응원해 주는 부모님의 모습이 오히려 이질적이고 새롭게 다가옵니다.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엘리오가 느끼는 감정에 대한 존중이 있기 때문입니다. 엘리오가 올리버에게 느끼게 된 사랑이라는 감정과 이별을 겪으며 느끼게 되는 아픔 등 자신의 감정에 충실했던 그를 존중해 주고, 그가 느낀 감정의 소중함을 알려줍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태도는 우리가 영화 속 엘리오와 올리버를 아름답게 봤던 것처럼 현실 속에서도 성소수자들을 향한 시선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사람에 대해 느끼는 똑같은 사랑이라는 감정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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