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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삶(The live of others, 2006).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

by 낭만 크립토 안사부 2023.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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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주인공과-감시자
영화 포스터

 여러분의 인생에 있어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이 존재하나요? 영화'타인의 삶'은 1980년대 동독의 비밀경찰이 자신이 감시하는 대상의 삶에 큰 감동을 받으며 인생이 180도 바뀐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프롤리안 헨겔 폰 도너스마르크 감독이 연출하였고 울리히 뮈에와 제바스티안 코흐, 마르니타 게텍이 주연을 맡은 영화입니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명작으로 회자되고 있는 영화'타인의 삶'의 줄거리 및 관련 정보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며 체제 유지를 했던 동독.

 1980년대 독일이 통일되기 전 동독은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기위해 10만 명에 이르는 비밀경찰(슈타지)과 20만 명에 이르는 스파이를 운영하며 민간인들을 사찰해 왔습니다. 영화의 주인공 게르트 비즐러(올리히 뮈에)는 오랜 세월 동안 일해온 비밀경찰로 현재는 경찰대학교에서 반체제 용의자들을 심문하고 사찰하는 방법에 대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당시 동독에서는 국가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 국가 보위부에 끌려갔습니다. 비즐러는 국가에 반하는 사람에게는 인권 따위는 필요 없다는 생각으로 심문을 하여 수많은 자백을 받아내는 냉혈안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믿고 충성을 다하는 국가와 사회주의에 대해 조금의 의심이 없습니다. 그는 가족도 친구도 없이 오직 국가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것이 삶의 전부입니다. 그런 그에게 새로운 감시 대상이 주어집니다. 대상은 동독에서 유명 극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게오르크 드라이만(제바스티안 코흐)입니다. 체제 유지를 위해서 특히 예술 분야 쪽을 엄격하게 관리를 하고 있었는데, 드라이만의 연극을 보러 온 헴프(토마스 티에메)장관에게 밉보이며 감시 대상이 된 것입니다. 문화예술의 자유로운 표현에 대해 엄격히 통제하는 상황이기는 하였지만 그의 연극 내용에는 특별히 밉보일 내용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왜 헴프장관은 감시를 명령한 것일까요? 드라이만에게는 사랑하는 연인이자 연극배우 크리스타(마르티나 개텍)가 있었습니다. 헴프 장관은 그녀를 마음에 두고 있던 것입니다. 그를 연극계에서 쫓아내고 크리스타를 차지하기 위해 감시를 명령한 것입니다. 비즐러는 드라이만의 집 곳곳에 도청장치를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훔쳐보기 시작합니다.

점점 그들의 삶에 빠져드는 비즐러.

 분명 반 사회주의 사상이 있을거라 생각하며 드라이만의 일상을 감시하지만 그의 일상에서 잘못된 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드라이만의 삶은 사랑하는 그녀 크리스타와의 일상이 전부인 것 같습니다. 크리스타에 대한 햄프 장관에 대한 욕망은 커져만 가고, 결국 그녀의 배우생활을 위협하며 정기적으로 관계를 가지도록 합니다. 그리고 햄프 장관은 드라이만을 연극계에서 퇴출시킬만한 감시 결과를 내놓으라며 보위부를 압박합니다. 강제로라도 반사회주의자로 만들어야 할 분위기입니다. 비즐러는 드라이만의 집 앞에서 크리스타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햄프 장관의 차를 발견하게 되고, 드라이만이 이를 목격할 수 있도록 합니다. 크리스타의 상황을 알게 된 드라이만은 괴로워 하지만 그녀 앞에서는 모른 척을 해줍니다. 그리고 힘들어하는 그녀에게 진심으로 다가가 안아주며 위로해 줍니다. 자신이 상상했던 상황과 전혀 다르게 전개되는 모습을 보며 비즐러는 놀라우면서도 그들의 관계 속에 있는 믿음과 따뜻함에 서서히 젖어들어갑니다. 드라이만의 존경하는 인물이자 정신적 지주인 예르스만이라는 연출가가 있습니다. 반체제 인사로 분류되어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오랫동안 작품활동을 하지 못한 예르스만은 어느 날 자살을 하게 됩니다. 이 소식을 접한 드라이만은 괴로워하며 깊은 슬픔을 생전에 그가 선물해 준 '아름다운 영혼을 위한 소나타'라는 곡을 연주하며 표현합니다. 비즐러는 이런 그의 마음에 깊이 공감하게 되고 그의 연주곡을 들으며 눈물을 흘립니다. 자신이 그토록 지지하고 믿어왔던 사회주의 체제 속에서 힘들게 자신의 꿈을 연명해 가고 괴로움과 슬픔 속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비즐러는 드라이만의 삶을 지지하게 됩니다. 예르스만의 죽음을 겪은 드라이만은 본격적으로 반체제 운동을 시작합니다. 동독의 현실을 고발하는 기사를 슈피겔 잡지에 실리게 하기 위해 그의 친구들과 함께 공모합니다. 이에 대해 비즐러는 모든 과정을 다 듣고 있었지만 상부에 보고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드라이만이 의심받지 않도록 도청 보고서를 거짓으로 작성하게 됩니다. 비즐러의 비호 속에 드라이만은 성공적으로 잡지에 자신의 투고문을 실게 되고, 동독의 보위부는 발칵 뒤집힙니다. 기사를 쓴 익명의 작가가 드라이만이라는 심증은 있지만 증거가 없어 답답해합니다. 도청 보고서들도 비즐러가 다 위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헴프 장관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크리스타는 약물 불법소지로 보위부에 잡혀오게 되고, 그녀는 심문 끝에 모든 사실을 말하고, 결정적 증거가 숨겨져 있는 장소까지 말하게 됩니다. 경찰들이 결정적 증거를 찾아내면 드라이만의 작가 인생은 끝이 나고 반체제 인사로 감옥에 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크리스타가 말한 장소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비즐러가 경찰들이 오기 전 먼저 증거를 찾아 없앴기 때문입니다. 크리스타는 자신이 드라이만을 밀고했다는 죄책감에 자살을 하게 되고 결정적 단서를 찾지 못해 드라이만은 혐의 없음으로 작가 생활을 이어가게 됩니다.

비즐러를 변화시킨 힘은 무엇일까?

 이 영화의 핵심을 삶이 완전히 바뀐 비즐러입니다. 냉혈안에 가까웠던 그를 변화시킨 힘은 무엇일까? 우선 당시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의심하며 살았던 시대상황속에서 비즐러는 자신의 삶이 당연하고 옳은 것이라 생각하며 살아왔을 겁니다. 하지만 드라이만의 인간적이고 따뜻한 삶을 보며 자신이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것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특히, 크리스타와 헴프 장관의 관계를 알면서도 그녀를 믿고 안아주는 모습들이 비즐러에게는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됩니다. 드라이만이 읽는 시집을 훔쳐 읽고, 그가 연주하는 곡에 눈물을 흘리며 차갑기만 하던 그의 심장에 따듯함이 차기 시작합니다. 크리스타에게 들은 '당신은 좋은 사람이군요.'라는 말은 그가 비밀경찰을 하면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말이었을 겁니다. 그는 좋은 사람이라는 말에 정말 좋은 사람이 되어 갑니다. '타인의 삶'이란 영화는 다른 사람의 삶이 한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쳐 변화시키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어떤 강제와 억압, 폭력으로 가능한 것이 아닌 사람 자체에서 나오는 선한 영향력, 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긍정의 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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